교민 말말말/독자투고
  • 40대 남자를 위한 경고문
  • 작성자: 손정호 조회: 8338 등록일: 2015-03-23

     

    글 손정호 (홍함거주)

     

    최근 인터넷에서는 ‘50살이 넘어야 이해가 되는 말들’이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미상이구요, 위 제목으로 검색해보면 몇가지 추가되거나 약간 다르게 각색되어 있기도 합니다.


    전 아직 50대에 비하면 한참 젊은 나이이기에 이 글에서 공감되는 것도 있었고, 너무 회의적으로 쓰신게 아닌가 갸우뚱하게 만든 글귀도 있었습니다.


    특별히 몇일간 생각에 빠지게 만든 글귀는 ‘남자는 40대 초반에 착각과 자뻑이 제일 심하고 40대 후반부터 급속하게 비겁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의 제가 해당되었기에 금새 동의를 하면서도 앞으로 ‘비겁해진다’라는 부분이 무척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40대 남자가 ‘자뻑’이라는 단어를 쓸 때라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세상물정 어느 정도 겪어봤고, 쓴맛단맛 구분할 줄 아는 시기, 성공의 길과 실패의 길을 몸으로 확인하는 시기가 40대이기에 충분히 자뻑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40대 후반이 될수록 더 능력있는 젊은이들에게 밀리고, 치이며,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 바둥대다가 결국 비겁해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이 글귀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주말 제 아들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다른 뜻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바로 자식 앞에 서 있는 아버지에 대한 말이 아닐까…’

     

    40대 초반이면 10살 내외의 자녀가 있을 겁니다. 그런 자녀들에게 아빠는 가장 멋지고 힘이 쎄고 완벽한 슈퍼맨입니다. 저 역시 아들에게서 지금껏 절대적인 대우를 받아보니 정말 즐겁고 행복합니다. 눈에 콩깍지가 벗겨진 아내는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기에 아내에게 존경받기란 대통령되기보다 더 어려울 것 같구요. 하지만 아직 일곱살 아들은 저를 최고라고 생각하니 아들 앞에서 만큼은 ‘자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들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수영선생님의 조각같은 몸매를 보더니 “아빠보다 더 쎄”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영선생님 얼굴도 못보고 저는 ‘졌습니다’. 드리블 잘하는 6학년 형과 비교당한 저는 또 졌습니다. 어느새 언쟁에도 밀리지 않고 저의 억지만 부리는 비약한 논리를 꽤뚫으며 반박하기도 합니다. 그럴때는 녀석의 언어능력 발달에 감탄하다가도 저의 단순무식함이 탄로날까봐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철옹성같은 아빠의 절대적 존재감이 얼음처럼 조용히 녹고 있습니다.


    순간 ‘아들 앞에서 언젠가는 비겁해질 때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어릴 적 제가 저희 부친 앞에서 바른 말을 할 때, 그렇게 무섭고 강하시던 아버지가 조용히 고개를 숙이시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부친이 끝까지 무섭게 또는 강하게 고집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다면 ‘비겁’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부친은 나약할진 모르지만 비겁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위 글귀는 제가 제 아들에게 ‘비겁한’ 아비가 되지 않으려면 앞으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만든 교훈이였습니다. 또 다른 뜻도 많겠습니다만, 자녀 앞에 서 있는 순간 만큼은 울림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름 모를 인생의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50살이 넘어야 이해가 되는 말들’

     

    인생은 운칠기삼이고 여기서 운은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것.

     

    인생에서 제일 안 좋은 것이 초년성공, 중년상처, 노년빈곤이라는 것.

     

    회사 다닐 때는 절대 그 이후를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

     

    만나는 사람마다 회사 명함을 뿌리지만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잘난 사람보다 약간 무능한 사람이 회사를 오래 다닌다는 사실.

     

    무엇이든 20년은 해야 겨우 전문가 소리를 듣는다는 것.

     

    회사나 업계의 인맥은 떠나면 3% 정도 밖에 안 남는다는 것.

     

    회사에서 받는 월급은 내가 회사에 공헌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기회손실에 대한 비용으로 받는다는 것.

     

    인생은 생각대로 안되지만 그 맛도 괜찮다는 것.

     

    수십 년 만에 학교 졸업 모임을 나가보면 인생역전이 많다는 것.

     

    결국 남는 것은 사진, 자식, 자기가 만든 컨텐츠이며 아내는 아니라는 것.

     

    남자는 40대 초반에 착각과 자뻑이 제일 심하고 40대 후반부터 급속하게 비겁해진다는 것.

     

    사람들의 추억이나 기억은 매우 부정확하다는 것. 그리고 조직은 기억력이 없다는 것.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영양가를 따지는 것.

     

    인생에서 행복해지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한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기대감을 낮추는 것이다. 두번째는 자신의 엉뚱하고 무모한 꿈으로 떠나는 것이다.

     

    다음의 5가지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입 밖에 낸 말, 쏴버린 화살, 흘러간 세월, 놓쳐버린 기회, 돌아가신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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