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외국인 가정부, 경제 공헌도 높지만 사회적 배제

2019년 03월 13일 10시 40분 입력
홍콩의 외국인 가정부들은 홍콩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기여를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은 경제 시스템에서 배제돼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홍콩의 자선단체 엔리치가 6일 발표한 ‘양육의 가치: 아시아 경제 성장과 가족 내 웰빙(Well-being)에 대한 이주노동자들의 공헌’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낮은 금융이해도와 재무접근성으로 인해 대부업, 사채 등에 쉽게 빠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가정부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8년에는 385,000명에 달했다. 홍콩 정부는 2047년까지 외국인 가정부 수가 6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콩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홍콩 경제 공헌도는 금액으로 따지면 미화126억 달러,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6%를 차지한다. 전체 GDP의 2.4%를 차지하는 싱가포르, 0.3%의 말레이시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루신다 파이크 교수는 홍콩 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제 기여도는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가정부를 고용하지 않을 경우 25~54세 홍콩 엄마들의 49%만이 경제활동 참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가정부를 고용함으로써 이 수치는 78%까지 증가했다. 

파이크 교수는 “많은 여성들이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가정부 인력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들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은 직접적으로 홍콩의 GDP에 기여하는 것 말고도 다른 여성들의 노동참여를 도움으로써 간접적으로 홍콩 경제에 경제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라고 파이크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헌에도 불구하고 이들 외국인 가정부들은 홍콩의 경제 시스템에서 배제돼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금융이해도·엄격한 은행계좌 개설 규제 등이 이들이 경제 시스템에서 소외되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홍콩의 외국인 가사노동자 가운데 18%만이 홍콩 은행계좌를 갖고 있다. 싱가폴(51%), 말레이시아(86%)의 외국인 가정부들과 비교하면, 경제 기여도는 가장 높으면서도 재무접근성은 가장 낮은 셈이다. 

파이크 교수는 “홍콩의 가정부 74%가 은행계좌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이들의 금융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제 시스템에서 소외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더 많은 부채를 떠안고 있다. 심한 경우 일하기 위해 홍콩에 올 때보다 오히려 경제 상황이 더 악화돼 고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홍콩에서 일하는 외국인 가정부의 83%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싱가포르(34%)·말레이시아(65%)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