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ing is great 이향리 원장 [김윤선의 피플N홍콩]

2016년 03월 31일 17시 30분 입력

 

Sharing is great


자신의 가치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았는가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혜민 스님은 말한다. 자연스럽게 그리고 마음을 담아 주변을 아끼고 보듬었더니 홍콩의 많은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그렇게 멘토가 되었다. 홍콩 키스톤의 이향리 원장 이야기다. 


글과 사진 / 김윤선


그녀를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우리 아이들이 힘들때 가장 먼저 의논하는 든든한 사람, 부모와 자녀가 소통이 힘들 때 조언을 줄 수 있는 현명한 사람, 이웃으로도 친구로서도 기댈 수 있는 고마운 사람, 스스로의 관리가 철저해 빈틈 없고 정확한 사람. 현재 홍콩 키스톤Keystone의 원장을 맡고 있는 이향리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 사람이 진짜로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어떻게 살아왔으면 그리고 어떻게 살고있으면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녀를 만나고 나서 드는 생각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고 존경을 받는 것은 흔히들 말하는 학력도 재력도 아닌 그 사람의 올바른 생각이고 따뜻한 성품이다. 이향리 원장은 담백하고 간결한 시선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을 돌아보고 나누며 사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었다.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한살 때부터 우간다, 멕시코,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살았던 그녀가 옮겨다닌 학교만도 14군데가 넘었다. 새로운 나라와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그녀는 크게 힘든 기억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그냥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부모님 덕일거에요. 새로운 환경에서 부모님은 크게 동요하거나 예민하지 않으셨어요. 어렸을때는 부모의 마음 상태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이 되잖아요.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았던 부모님 덕에 중심을 잡을 수 있었어요.” 변화가 많은 환경이었지만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기본적인 삶에 대한 예의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오히려 해외에 살다보면 더 보수적일때가 있어요. 환경에 맞게 생활은 변하고 발전하겠지만, 사고 방식은 가족이 한국을 떠났던 시대에 머무르기도 해요. 좀 더 순수하고 이웃을 생각하고 기본에 충실했던 그 당시 방식으로 살게 되더라고요.”

 

 

 


토목 공학도였던 그녀는 엔지니어링 회사를 거쳐 런던과 뉴욕의 금융 회사에서 일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았다.

 

결혼과 함께 1990년대 초 홍콩으로 이사와 남편과 아이들이 생기며 그녀의 삶도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모두가 그러하듯 이향리 원장도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그녀가 다니는 절의 스님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 때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고 좋은 엄마가 될까를 생각하기 보다, 스스로의 삶을 잘 살으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내가 바른 생각을 해야 하고, 주변을 돌아보고 베푸는 좋은 사람이 된다면, 그게 진정한 성공이고 그 모든 것이 선하게 돌아온다고 말이에요.”

 

스님의 말씀을 계기로 이웃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내 아이들처럼 아끼고 이야기를 들어주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멘토로 따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자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홍콩 키스톤의 원장을 맡으며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

 

“학원이라는 성격상 이곳에서 공부를 어떻게 하고 시험을 봐야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무시할 수 없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건강한가에요. 학원 공부나 시험을 잘 보는 것은 단기적으로 잘 된것처럼 보이지만, 길게 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해요. 아이들의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신감과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어떻게 이야기하고 균형을 이룰까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모든 걸 떠나서 순수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 그냥 좋다는 이향리 원장의 웃음에 아이들이 마음이 활짝 열리는 것 같다.

 

 

 


그녀의 에피소드 하나. 그녀가 살면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치과 가는 일. 아이들이 치과를 갈때 따라 가지 않았던 것은 엄마의 두려움이 아이에게 전해져 선입견을 만들어줄까봐였다. 혼자서도 두려움 없이 치과에 잘 가는 아이들을 볼 때 엄마로서 잘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그녀의 에피소드 둘. 살면서 자녀가 가장 자랑스러울때가 언제였을까.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들어가거나 시험을 잘 봐왔을 때가 결코 아니라고 한다. 잘 하지 못한다며 피하려 했던 셰익스피어의 연극에 나가 세 줄의 대사를 열심히 하던 딸아이의 모습을 보았을 때. 몇 번의 공연 후, 처음 자신 없던 모습과 달리 연극에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은 얼굴을 보았을 때가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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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김윤선은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잡지 기자로 일하고, 싱가포르와 홍콩으로 이사온 후 통신원으로 활동했다. 직업상 늘 새롭고, 맛있고, 반짝이는 것에 눈이 가지만 천성은 오래된 것, 손때가 묻은 것, 무엇보다 집밥을 가장 좋아한다. 언젠가 따뜻하고 위로가 담긴 좋은 글을 쓰고 싶은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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