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수요저널 :: 네살 막내의 ‘KIS’ 유아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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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 막내의 ‘KIS’ 유아반 성장기” - KIS 한국과정 학부모 최승훈: 2016.02.24 17:5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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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살 막내의 
‘KIS’ 유아반 성장기” 
KIS 한국과정 학부모 최승훈
 
고집 세고.. 말 안 듣고.. 타고나길 막내 끼가 줄줄~ 흐르게 나온 걸까... 내가 큰 애 때랑 달리 키운 걸까... 하긴 아무리 진상 짓을 해도 온 가족이 결국엔 귀여워하는 통에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살던 우리 막내... 재작년 겨울, 갑작스런 홍콩 이주 결정에 가장 큰 근심은 바로 요요 막내 아들의 거취(?) 문제였다.
 
낫 놓고 기역도 모르는 상태에 영어 역시 까막눈.. 외국 간다고 급하게 보낸 영어 학원에서는 철저하게 수업 거부.. 급기야 수업 시작과 함께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버리던 우리 무대포. 그렇다고 집에 끼고 있기엔 덩치는 초딩 같고 하는 짓은 아기이니. 이 아이를 대체 어쩌나... 폭풍 서치와 여러 자문 끝에 한국어와 영어 교육을 반반씩 하는 KIS 한국 유아반 입학이 가장 적합하다 판단을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었다.
 
어느덧 4번의 계절을 경험하고 꼭 1년이 지난 지금, 지난 날을 돌아보니 홍콩와서 가장 만족스러운 일이 아들의 KIS 입학이었던 것 같다. 다들 그렇듯이 큰 애 때의 에너지 낭비 이후 가장 가성비 좋은 투자만을 하고자 둘째의 사교육은 최대한 미뤄온 탓에 둘째 아이는 참으로 원시인과 같은 상태로 작년 3월 KIS 유아반에 입학했더랬다. 그런데 채 일 년이 되지 않은 지금, 오로지 학교에서의 활동만으로 한글을 떼 책을 읽고 나도 모르는 한국 동요들을 부르며 필리핀 헬퍼와 영어로 농담 따먹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문득문득 참으로 감개가 무량하다.
 
물론 두 아이 모두에게 시련의 적응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힘든 시절에 적어도 언어 스트레스까지 겹치진 않았기에 비교적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확신한다. KIS는 여타 인터네셔널 스쿨에서 중시하는 독립성을 갖추는 부분을 강조하기보다는 아직은 어린 아이들에게 필요한 충분한 보살핌이 있다. 도시락을 안 먹고 그냥 온다든지 수영복 위에 교복을 입고 젖은 채로 돌아오는 일은 적어도 없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지극히 독립적인 아이로 자라있는 우리 막내, 천방지축이던 아이가 차츰 차분해지고 한국식 예의범절을 갖추어 가는 과정이 결코 엄격한 교육 때문이 아닌, 선생님에 대한 신뢰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한편, 한국과정 학부형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영어란 언어의 필요성에 앞선 모국어의 중요성이다. 어린 애들이 종알종알 영어를 하는 것도 기특하지만 외국에 살면서 한국어를 잊지 않고 잘하는 것이 더 기특한 일이다. 언어라고 하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사고의 깊이를 보여주는 도구일 텐데,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는데 사용하는 언어가 일찌감치 영어가 되어 버린다면 해외에서 장기 거주하는 어린 아이들의 경우 영원히 한국어를 잘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나 본인의 필요에 의해 언젠가는 하게 될 영어에 일찍부터 집중하기보다는 모국어 교육을 하기에 적합한 어린 시절,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견고한 모국어의 토대 위에 깊이 있는 이중 언어의 꽃을 피우게 지도하길 조심스레 추천 드려본다.
 여기에 KIS의 존재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2015년 해외 이주라는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고 한 뼘씩 성장한 아이들... 2016년에는 또 어떠한 꿈을 꾸고 얼마만큼 성장할지 기대해본다.